만약 조금만 먹는데도 살이 잘 안 빠진다고 느낀다면 공복시간을 한번 점검해 보셔야 합니다.
'조금씩 자주 먹으면 살이 덜 찐다' 착각하게 되는 이유
1. 조금씩 배를 채워 놓으면 폭식을 막고 군것질을 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Maastricht 대학의 2012년도 연구에 따르면 자주 먹는 것보다 횟수를 적게 해서 먹는 게 포만감은 더 높이고 배고픔은 더 줄였다고 합니다.
2. 속이 비어 있는 공복 상태가 되면 에너지가 몸에 없다 보니까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덜 쓰기 위해 신진대사를 확 줄여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대로 음식을 조금씩 계속 먹어서 속을 채워놔야 신진대사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자주 먹는 것보다 오히려 공복 상태가 신진대사율에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콜로라도 의대의
2016년도 연구에 따르면 하루 3끼 먹는 사람은 끼니 사이에 공복만으로도 신진대사율이 올라갔다고 합니다. 또 비엔나 대학의 2000년도 연구에 따르면 특히 공복 초기에는 혈중 노르에피네프린 농도가 올라가면서 신진대사율이 올라갈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3. 음식을 한 번에 많이 먹으면 혈당이 치솟게 되어 인슐린이 더 많이 분비되고, 인슐린은 지방 합성을 활성화 시키니까
불리하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조금씩 자주 먹으면 인슐린 분비도 덜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먹는 횟수를 줄이고 한 번에 많이 먹게 되면, 순간 혈당 스파이크가 있는 건 맞지만 전체적인 평균 혈당은 오히려 더 낮게 유지된다고 합니다. 즉, 계속 자주 먹는 것이 오히려 평군적인 혈당을 더 올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4. 음식으로 인한 식이성 발열효과. 음식을 먹어서 소화를 시킬 때마다 소화기가 움직여서 열이 발생되고, 그로 인해서 칼로리가 소모되고 자주 먹으면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나서 유리하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 식이성 발열효과는 총 칼로리만 관련이 있고 이것을 어떻게 나누는 가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즉, 800칼로리를 3번 먹은 식이성 발열효과랑 300칼로리를 8번 먹은 식이성 발열효과가 똑같다는 이야기입니다.
공복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
충분한 공복시간 확보는 매우 중요합니다. 조금씩 자주 먹다보면 계속 위에 뭔가를 집어 넣게 되고 그렇게 되면 위가 비어 있는 시간, 즉 공복 시간이 없게 됩니다. 대부분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위가 비어있어야 혈당이 올라가지 않고 낮은 상태로 유지가 되고 그래야 인슐린이 잘 나오지 않게 됩니다. 인슐린은 혈액 속의 당이 많아지면 그 당을 실제로 쓰는 곳인 세포로 옮겨다 주는 배달역할을 하는데, 인슐린이 있으면 세포 안으로 에너지를 집어 넣기만 하게 됩니다. 반대로 인슐린이 없는 상태면 세포 바깥으로 에너지를 꺼내서 쓸 수 있습니다. 공복 상태에서는 인슐린이 안 나오니까 지방이 분해될 여지가 존재하게 되고 반대로 계속 위에다가 뭔가를 넣어 혈당이 높은 상태라면 인슐린이 계속 나와 에너지를 세포 안으로 넣기만 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세포가 비대해지고 살이 찌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서 인슐린이 계속 높게 유지되면 인슐린 저항성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이것은 인슐린이 나와도 저항성이 있어 반응을 안 하고 더 많이 분비되어야 겨우 반응을 하게 만듭니다. 결국 계속 먹는 행위 자체가 인슐린 문제를 일으켜서 살이 더 찌게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
단순하게 칼로리만 놓고, 나가는 것보다 들어오는 것이 더 많으면 살이 찌고 반대로 나가는 게 더 많으면 살이 빠지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람 몸은 그렇게 단순하진 않을 수 있습니다. 총 섭취하는 칼로리 양이 같더라도 먹는 시간이나 어떤 식습관이냐에 따라서 살이 찌는 게 매우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존스 홉킨스 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6시간을 식사하고 18시간을 단식하게 되면 당 위주의 에너지에서 케톤체 위주의 에너지 사용으로 넘어가게 되고 그러면 비만을 개선하고 복부 지방도 줄여준다고 합니다.
결국 적절한 공복시간이 중요한데, 공복 시간은 기본적으로 4~6시간 정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보통 음식을 위장에서 소화시켜서 내보는 데 걸리는 시간이 4~5시간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 위장이 완전히 빌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 한 끼니마다 4~6시간 정도 텀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평범하게 아침, 점심, 저녁 제 시간에 삼시세끼 드시고 간식, 야식을 먹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